"가짜 미투"라며 민증 공개…박진성 시인 법정구속

입력 2023-11-10 07:18   수정 2023-11-10 09:28



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하고, '가짜 미투'라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박진성(43) 씨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.

대전지법 형사항소4부(부장 구창모)는 9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씨의 선고 공판에서,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.

박 씨는 2015년 9월 말 인터넷으로 시를 강습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B(당시 17세)양에게 이듬해 10월까지 메시지를 보내고, 성적 수치심을 준 의혹을 받았다. B씨는 문단의 미투(Me Too) 운동이 일어나던 2016년 10월쯤 결국 피해 내용을 공개했다.

박 씨는 이에 대해 2019년 3월 29일부터 같은 해 11월 26일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(SNS)에 '무고는 중대 범죄', '허위로 누군가를 성폭력범으로 만드는 일이 없길 바란다' 등의 표현으로 11차례에 걸쳐 허위 내용의 글을 게시하는 등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. 또 자신의 SNS에 B씨의 주민등록증을 게시하고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.

1심 재판부는 "피고인의 실명을 포함한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등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일으켰으나 피고인이 관련 민사사건의 항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했다"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. 이에 검사와 박 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.

2심 재판부는 "당시 고등학생이던 피해자를 상대로 상당 기간에 걸쳐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느끼게 해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음에도 이를 폭로한 피해자를 오히려 무고하고 협박한 가해자로 지목하기도 했다"며 "불특정 다수인으로 하여금 피해자를 무자비한 인신공격의 대상으로 삼도록 해 명예가 훼손됐다"고 전했다.

그러면서 "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다 공소가 제기된 후에야 트위터를 폐쇄하고 선플 달기 운동을 하는 등 반성했다고 주장하나, 피해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을 막으려는 행동을 한 적도 없고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"며 "피해자가 현재까지도 피고인의 행위로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,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"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.

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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